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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제 706 호 패스트패션으로 인한 환경오염을 아시나요?

  • 작성일 2022-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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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12369
김지현

패스트패션으로 인한 환경오염을 아시나요?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 증대되면서 국제사회는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온실가스 감축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갈수록 커져가는 환경문제와 관련한 이슈 중 ‘패스트 패션’에 대해 소개해 보고자 한다. ‘패스트 패션’이란 일본에서 스파또는 제조소매업으로 패스트푸드 같이 빨리 음식이 나와 먹을 수 있듯 최신 유행을 채용하면서 등장한 단어로 저가의 의류를 단기에 대량 생산 및 판매하는 패션 상표 및 그 업종을 말한다. 즉, 최신 유행을 반영해 빠르게 제작하고 빠르게 유통하는 패션 사업 전반이자 의류 소매업의 상표라고 보면 된다. 대표적인 상표로는 갭, 자라, H&M, 포에버21 등이 있다. 


패스트패션의 환경오염

  많은 사람이 외출할 때 ‘옷은 많은데 입을 옷이 없어’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이렇듯 유행에 맞춰 옷을 사고 나서 유행이 지나면 가차 없이 옷을 버리고 새로운 유행에 맞춰 옷을 사는 것이 패스트 패션인 것이다. 패스트 패션의 이런 특성 탓으로 값싼 가격에 소비자들은 쉽게 옷을 구입하고 유행이 지난 옷들은 쉽게 버려다. 이로 인한 의류 제조와 사용 과정 그리고 폐기 과정에서 큰 환경 오염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산업연구원이 2020년 8월 발표한 ‘친환경×리사이클 섬유 패션산업 육성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섬유 패션산업이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6~10%, 해양 미세 플라스틱 배출량의 20~35%를 차지하는 등 환경오염 물질을 대량 발생시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중 가장 큰 문제는 과도한 물 사용과 오염이다. 패션 산업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물 사용량이 많은 산업으로 물소비의 20%를 차지한다. 예를 들면 기본 티셔츠 한 장을 생산하기 위해 약 2700L의 물이 사용되는데 이는 한 사람이 2.5년 동안 마시는 물의 양과 같은 것이다. 더불어 티셔츠의 주재료인 면화를 재배하기 위해 사용되는 살충제는 전 세계 사용량의 24%, 농약은 11%를 차지한다. 이는 토양과 수질 오염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실례로 패션 브랜드들의 제품 생산 공장이 많은 방글라데시는 연간 2만 2000톤 가량의 독성 폐수가 발생한다. 


  미세섬유와 플라스틱 섬유의 발생도 큰 문제이다. 합성섬유 의류를 세탁할 경우 미세 플라스틱이 발생한다. 한 번 세탁을 하게 되면 약 70만 개의 미세섬유가 배출된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 따르면 해양에 유입되는 미세 플라스틱의 35%는 옷에서 발생한다. 이 미세 플라스틱이 바다로 흘러가는 양은 연간 100만 톤에 이른다. 이렇게 방출된 미세섬유들은 바다로 흘러가고 결국 수생물들이 이 미세섬유를 섭취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폐기 중 발생하는 토양오염 및 대기오염이다. 서울 연구원이 2019년 발표한 ‘지구 환경을 위한 지속 가능한 패션의 착한 소비 확산’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중산층 인구는 2015년 30억 명에서 2030년 54억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인구의 증가는 의류에 대한 수요 증가로 이어질 것이고 그만큼 버려지는 옷들이 많아지는 추세로 계속될 것이다. 버려진 옷들은 소각×매립되거나 수거 업체가 쓸 만한 옷들을 중고의류(구제) 매장이나 개발도상국으로 수출되지만, 재활용 비율은 극히 낮다. 산업 경제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전 세계적으로 의류 생산에 사용된 총 섬유 투입량(9200만 통)의 87%는 매립 또는 소각되고, 13%만이 재활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폐의류는 전체의 각각 57% 및 25%가 매립 및 소각되는 반면, 10% 및 8%는 재활용 및 중고의류로 재사용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의류 폐기물이 소각 및 매립 처리되면서 소각 비용의 문제뿐만 아니라 매립에 따른 토양오염, 소각에 의한 대기오염 등 2차 오염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패스트패션에서 지속가능한패션으로

  오늘날 패션 산업은 환경을 파괴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이다. 이에 앞으로 다가올 환경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지속 가능한 패션’이 새로운 트렌드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지속 가능한 패션’은 미래 세대의 필요와 현재 세대의 필요를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는 지속가능성을 메인으로 등장한 용어로 ‘미래 세대를 위해 현존 자원을 저하시키지 않는 패션 제품의 생산&사용&폐기 과정’을 말한다. 비건패션, 업사이클링패션, 컨셔스 패션 등 우리의 패션산업을 이끌어갈 새로운 패션 트렌드를 지칭하기도 한다. ‘비건패션(vegan fashion)’은 가죽, 모피, 울 등 동물성 소재를 사용하지 않고 동물 학대 없는(cruelty-free) 원재료를 사용한 패션으로 동물 학대에 대한 비판 의식이 높아지면서 등장하게 된 패션이다. ‘업사이클 및 리사이클 패션’은 자원을 재활용하여 지속가능성을 실천하는 패션이다. ‘업사이클 패션’은 재활용을 넘어서 디자인 또는 활용도를 더해 패션이라는 새로운 가치를 갖게 하고 리사이클 패션은 의류를 재활용하는 빈티지숍을 떠올리면 된다. ‘컨셔스 패션(conscious fashion)’은 소재 선정에서부터 제조 공정까지 친환경적이고 윤리적인 과정을 추구하는 패션이다. 



패션시장의 새로운 흐름, 지속가능한 패션

▲ 글로베 호프(globe hope)의 홈페이지


  최근 여러 패션 브랜드들도 친환경과 지속 가능한 패션에 눈을 돌리고 있다. 첫 번째로 소개할 브랜드는 글로베 호프(globe hope)이다. 이 브랜드는 다양한 소재를 이용한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인데, 광고 현수막, 군복, 안전벨트, 병원이불 등과 유기농 섬유를 함께 활용하여 옷, 가방 등을 판매한다. '글로베 호프'의 디자인 철학은 먼저, 상태 부분에서 모든 제품은 가능한 재활용 소재로 만들어져야 하며 실용성에서도 튼튼하고 좋아야 한다. 윤리 부분에서는 제작 과정도 윤리적이어야 하며 정당한 거래, 작업량 최소화로 탄소 배출 감소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 미학 부분에서는 충분한 미학적인 아름다움을 갖춰야 한다. 단지 재활용된 제품이고 환경에 기여한다는 이유로 소비자들이 구매할 거라는 착각은 금물이다 등의 철학을 바탕으로 브랜드가 운영되고 있다.


  두 번째로 소개할 브랜드는 프라이탁(Freitag)이다. 프라이탁은 마커스 프라이탁과 다니엘 프라이탁 형제가 1993년에 설립한 가방 회사이다. 비에 젖지 않는 가방이 필요했던 형제는 우연히 트럭을 덮고 있는 다양한 색의 천들에 영감을 받아 버려진 트럭의 방수 천을 활용하여 가방을 만들게 되었다. 버려진 천, 자동차 방수포 등의 재활용 소재를 활용하여 가방을 새롭게 만들기 때문에 대표적인 업사이클링 브랜드라고 할 수 있다. 


▲ 프라이탁(Freitag)에서 판매중인 제품들(출처: 프라이탁 홈페이지)


  마지막으로 소개할 브랜드는 지속 가능한 패션을 위한 국내 패션 기업인 '코오롱 FnC'이다. 코오롱 FnC는 재고를 폐기하는 대신 해체하고 재조합해 새로운 제품을 선보이고자 2012년에 론칭한 업사이클링 브랜드이다. 위두(weDO)는 온라인 코오롱몰에 신설한 지속 가능 카테고리이다. 이는 지속 가능성을 추구하는 패션&뷰티&라이프스타일 브랜드 30여 개를 모은 플랫폼이다. 각각의 브랜드가 어떤 방식으로 지속 가능성을 추구하는지 소개하고, 위두(weDO)에서 발생한 판매액의 1%를 지속 가능 사업에 기부하고 있다. 또한, 2020년에는 구매 건당 나무 한 그루를 기부하는 숲 조성 프로젝트를 전개하기도 하며 2023년까지 50% 이상의 상품에 친환경 소재와 기법을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브랜드이다.


▲ 코오롱몰(KOLONMALL)의 위두(weDO) 카테고리 (출처: 코오롱몰)



착한 소비, 동참하시겠어요?

  패스트패션은 소비자에게는 최신 유행 상품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게 했고, 공급자에게는 재고 품목을 줄일 수 있게 했다. 이로 인해 가격 또한 저렴해지면서 옷의 가치 또한 낮추는 상황이 발생하였다. 가격이 저렴하다고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 옷이 원가보다 훨씬 부풀려져 비싸게 판매되는 것도 문제지만, 옷의 가치가 낮아져 버려지는 옷들이 증가하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재활용이나 친환경 패션 등이 패스트패션을 대체할 수는 없겠지만, 그로 인해 옷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계기가 될 수는 있을 것이다. 지속 가능한 패션을 이용하는 것을 통해 버려지는 옷들을 줄이고, 환경보호에 동참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된다면 친환경 제품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늘어날 수 있다. 친환경 원사 기술 및 제품이 발전하고 지속 가능한 패션 산업이 더 확장될 수 있도록, 착한 소비, 이제부터 동참해 보는 건 어떨까? 



정소영 기자, 양시원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