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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제 697 호 초심자를 위한 클래식 가이드

  • 작성일 2021-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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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11272
김지현

  피아니스트 박재홍이 지난 3일 이탈리아 볼자노에서 폐막한 ‘제63회 부소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1위라는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부소니 콩쿠르에서 한국인 피아니스트가 우승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우리나라에서는 종종 이처럼 뛰어난 클래식 음악가들이 빛을 발하지만, 국내의 클래식 팬덤이 상대적으로 소규모고 젊은 층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오히려 딱딱한 음악이라 생각하며, 관심이 조금 부족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2015년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쇼팽 콩쿠르 우승으로 열광적인 팬덤을 형성했고, 이제는 k-클래식 시장으로도 번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클래식의 진입장벽은 높다. 그러나 과연 클래식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마냥 딱딱하기만 한 음악일까? 음악학부 관현악과 3학년 이채연 학우와 함께 클래식의 세계에 빠져보았다. 



클래식 음악이란 무엇인가

  클래식은 라틴어 ‘클라시쿠스(classicus)’에서 기원을 찾을 수 있다. ‘클라시쿠스’는 고대 로마에서 최상층 시민 계급을 뜻하는 말로 쓰였는데 이 말이 영어로는 ‘classic’, 이탈리아어로는 ‘classico’ 등으로 발전하면서 ‘일류, 고급, 명작’ 등의 뜻을 갖게 되었다. 현재 음악에서 클래식은 ‘서양의 순수 음악’이라는 뜻이 있으나 베토벤 등으로 대표되는 18, 19세기를 ‘고전 시대’라 일컫기에 종종 ‘고전’이라는 단어로 번역되곤 한다. 그러나 낡고 오래된 음악이라는 생각을 하기에는 아쉬울 만큼 클래식은 16세기 유럽에서 더 나아가 전 세계로 뻗어나가며 시간이 흘러도 변함없는 가치를 지니고 있다. 



클래식 감상을 위한 정보 

  ‘클래식’ 하면 먼저 복잡한 곡의 제목이 눈에 띄는데 그 제목이 곡의 다양한 정보를 담고 있다. 먼저 독주 악기 곡에서 소나타는 악장마다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로 나누어져 있는 3~4악장 정도 길이의 악곡이라는 뜻이다. 여기서 악장은 한 곡 안에서 다른 분위기, 성격을 가진 부분을 나눈 것이다. 각 부는 소설이 발단, 절정, 위기 등으로 나뉘는 것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에튀드는 혼자서 연주하는 사람을 위한 짧은 곡을 말한다. 오케스트라 악곡에서 심포니는 교향악단이 연주하는 교향곡이고 콘체르토는 솔로 악기와 오케스트라의 경쟁 구도 혹은 협주를 뜻한다.

제목에서도 간단한 정보를 알 수 있지만, 추가적인 정보를 알고 싶다면 설명을 포함한 공연을 보거나 공연 전 프로그램 북을 참고한다면 공연 감상에 도움이 될 것이다. 최근에는 다양한 클래식 연주자, 악단 등이 유튜브 등 SNS를 활용하여 클래식 용어부터 작곡가, 연주자에 대한 정보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여기까지 알았다면 이제는 클래식을 감상해볼 시간이다. 하지만 그 전에 지켜야할 주의사항이 있다. 공연을 볼 때, 소란을 피우지 않고 음식물을 섭취하거나 촬영을 하지 않는 것은 기본 준수 사항이다. 클래식의 경우, 악장과 악장 사이에 짧은 시간이 있다. 그 시간은 연주자가 다음 악장을 준비하는 시간인데, 혹시 착각하여 그 시간에 손뼉을 치거나 기침을 심하게 하는 등 흐름을 깨지 않도록 해야 한다. 박수는 지휘자가 지휘봉을 내리고 연주자가 팔을 내릴 때 하는 것이 적절하다. 공연 끝에 박수를 이어가는 경우, 커튼콜로 협연자나 연주자가 앙코르곡을 연주하는 경우가 더러 있으므로 마음껏 환성을 보내면 된다.



생활 속 클래식 공연

  매년 열리는 공연은 한화와 함께하는 교향악 축제(3, 4월) 등 기업과 연계한 교향악 축제, 대학 오케스트라 축제 (10, 11월)이 있지만, 이외에도 유명 연주자의 리사이틀, 각 오케스트라의 실내악 공연, 해외 유명 연주자의 내한 공연 등이 다양하게 한 해를 빛낸다. 최근에는 코로나 19 상황에 맞춰 유튜브로 연주회를 중계하거나 따로 편집된 공연 영상을 올리는 오케스트라가 늘어, 집안에서도 소위 ‘방구석 음악회’를 쉽게 즐길 수 있다. 

또 클래식을 처음 접하는 학우의 경우, 설명을 추가한 공연이나 쉽게 알만한 곡들을 섞어 연주해주는 디토 앙상블, 노부스 콰르텟, 에스메 콰르텟과 같은 젊은 현악 4중주 팀의 공연으로 시작해보는 것도 좋다. 우리 학교도 11월 3일 즈음 매년 상명아트센터 계당홀에서 혹은 유튜브 스트리밍으로 음악학부의 연주회를 즐길 수 있으므로 가까운 곳에서도 클래식을 시작해볼 수 있다. 


  “나에게는 좀 안 맞는 것 같아.”, “잘 모르겠다.”라고 말하며 눈길을 돌려왔던 클래식. 그러나 클래식은 긴 시간이 흐르는 동안, 다양한 음악가들이 조금씩 음을 더하며 그 가치를 유지해온 음악이다. 최근에는 유럽에서 시작된 이 음악을 전 세계에서 즐길 수 있고 광고 음악에서 영화 속 음악에서 등 다양한 곳에서 알게 모르게 클래식을 접하고 있기도 하다. 또 ‘아이다지오’와 ‘네프라임포닉’, ‘낙소스’ 등 다양한 사이트, 앱에서 음악 추천이나 설명 등을 추가해 클래식 서비스를 키우고 있다. 멀게만 느껴지던 클래식. 오늘은 그 거리를 조금 좁혀 귀를 기울여 보는 것은 어떨까?



김지현·김채연 기자정소영 수습기자